전두환 손자의 폭로: 전두환은 학살자고 그의 가족은 범죄자다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라고 주장하는 한 남성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전씨 일가 비리 의혹을 제기했다. 이 남성은 "전두환의 차남 전재용씨가 미국에서 비자금을 이용해 사기 행각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재용씨 아들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 남성은 지난 1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서 "제 가족이 행하고 있을 범죄 사기 행각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되고자 동영상을 찍게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남성은 영상 속에서 전재용씨에 대해 "범죄자가 아니라고(되지 않기 위해) 한국에서 서류를 조작해 미국 시민권자가 되기 위한 법적 절차를 밟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의 감시망에서 도망가기 위해 자신을 전도사라고 하면서 사기 행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남성은 또 전재용씨를 '이 자'라고 지칭하며 "미국에 숨겨진 비자금을 사용해서 겉으로는 선한 척하고 뒤에 가선 계속 악마의 짓을 못하도록 여러분들이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또 자신 또한 죄인이라며 "제 죄는 달게 받겠다"고 했다.
이 남성은 어릴 적 과거 전두환과 나란히 침대에서 누워있는 아이 둘의 사진을 올린 게시물에서도 "제 아버지(전재용)와 어머니는 출처 모를 검은 돈을 사용해 삶을 영위하고 있다"며 "아직도 그들은 자신의 죄를 알지 못하고 법의 심판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남성은 전두환에 대해서는 "학살자라고 생각한다"며 "그는 나라를 지킨 영웅이 아니라 범죄자일 뿐"이라고 했다.
그는 전두환의 연희동 자택 내부에 실내 스크린 골프장이 설치돼 있다고 주장하며 관련 영상을 게재하기도 했다. 영상에는 한 노년 여성이 실내 스크린 골프장에서 게임을 즐기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이 남성은 영상 속 노년의 여성이 전두환의 배우자 이순자 여사라고 주장했다.
전두환의 셋째 아들인 전재만씨에 대해선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에서 와이너리를 운영하고 있다"며 "와이너리는 천문학적인 돈을 가진 자가 아니고서는 들어갈 수 없는 사업분야로 검은 돈의 냄새가 난다"고 말했다.
자신을 고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라고 소개한 이 남성은 SNS에 올린 영상을 통해 자신의 일가가 출처 모를 검은 돈으로 삶을 영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자신이 전 전 대통령의 손자이자 전재용씨의 아들임을 입증하기 위해 운전면허증, 등본, 어린 시절 전 전 대통령과 찍은 사진까지 올렸다. 전 전 대통령 자녀, 손자들이 전 전 대통령의 유산 상속을 포기했다는 서류도 공개했다.
특히 A씨는 자신 역시 ‘범죄자’라며 “저의 죄와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극단적인 선택까지 했었다”고 주장했다. 또 “제 가족들이 저의 정신과 치료 기록을 이용하면서 ‘미친X’ 프레임을 씌울 것”이라며 “저는 작년 1월부터 우울증, ADHD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았다. 병원에 오랫동안 입원했다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해서 나와 지금 몇 달 간 일을 잘 했다”고 주장했다.
A씨의 폭로는 가족에서 끝이 아니었다. 그는 지인들의 실명, 사진, 프로필 등을 공개한 뒤 이들이 마약을 투약하고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일부 게시물은 신고로 인해 삭제되기도 했다.
전두환은 1997년 4월 군형법상 반란수괴·내란수괴·내란목적살인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기소돼 대법원으로부터 무기징역과 추징금 2205억원이 확정됐다.
그러나 그는 "전 재산이 29만원 밖에 없다"며 추징금을 내지 않고 버텼다. 전두환은 2021년 11월23일 사망했고, 검찰이 환수한 재산 1249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956억원은 미납 추징금으로 남았다.
이에 대해 반격한 전재용
14일 늦은 밤부터 트위터, 온라인 커뮤니티 등은 A씨의 인스타그램으로 시끄러웠다. 많은 네티즌들이 A씨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팔로우하고 “사실이냐” “증거가 있냐” “진짜 전두환 손자가 맞냐”는 등의 댓글을 남겼다. A씨는 실시간으로 네티즌 또는 지인들과 나눈 대화를 캡처해 공유하고, 자신의 신상 정보를 올렸다.
A씨는 15일 조선닷컴과의 통화에서 가족과 지인들을 저격한 이유에 대해 “법이 정의를 구현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저 정상이다. 말하는 것도, 행실도 모두 정상”이라고 했다. ‘현재도 회사에 재직 중이냐’는 질문엔 “월요일에 사직서를 냈다. 현재 퇴사 절차가 진행 중이다”이라고 했다. 그는 자신도 죄를 지었다며, 퇴사 후 죗값을 받겠다고 했다. 조부모인 전 전 대통령과 이순자 여사에 대해선 “반성하셔야 한다”고 했다.
같은 날 아버지 전재용씨는 조선닷컴과 통화에서 “아들을 돌보지 못한 애비 잘못”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전재용씨와 박상아씨는 현재 한국에, A씨와 장남은 미국 뉴욕에 머무르고 있다.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던 전재용씨는 “우리 아들이 많이 아프다”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이어 “아들이 우울증으로 고생을 많이 했다. 지난주까지 매주 안부 묻고 잘 지냈는데, 13일 월요일부터 갑자기 돌변했다. 갑자기 나보고 악마라 하더라. 그래서 ‘그냥 아빠와 둘이 살자’고 했다. 말이 통하지 않았다. 인스타그램에 쓴 글도 알았으나, 막을 수가 없었다. 저는 가족이니까 괜찮은데 지인분들이 피해보셔서 정말 죄송하다”고 했다.
전재용씨는 자신의 근황에 대한 조선닷컴 질문에 “현재 백석대 3학년에 재학 중이다. 목사가 되기 위해 신학 공부를 하고 있다. 제가 신학 공부를 처음 한다고 했을 때 기독교 신자가 아니었던 아들 둘 다 ‘존경스럽다’며 나를 지지해 줬다. 그런데 지금 그 공부가 무슨 소용이냐. 마음이 너무 아프다. 우리 아들부터 돌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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